최빈국에서의 자원봉사

나의 삶 나의 봉사 2007. 11. 6. 20:47 by bluepango

 -2006년 6월

 9주전 뉴욕발 LA행 비행기에 몸을 실으면서 까닭모를 두려움이 엄습했던 기억이 납니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정든 집을 뒤로하고 내가 왜 떠나려했던가 하는 의문도 들었습니다. 며칠전 Tongoa로 가는 경비행기에 타면서 어찌나 겁이 나던지... 30분도 채 안되는 Dele 공항에 도착 했을때 동료 봉사자가 “행운을 빌어”하면서 포옹을 해주었는데 눈물이 핑돌더라구요. 비행기는 다음 행선지를 향해 떠나고 전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트럭에 올라탔습니다.

 Lelepa에서 거주한 지난 6주간 약간은 자만 했던것 같기도 합니다. 새로운 섬, 새로운 마을, Peace Cors와 저를 모르는 새로운 사람들. 이제 겨우 첫 걸음마를 시작 한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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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이 좋게도 전 이번에 저희 단체의 Security Officer와 함께 오게 되었습니다.
함께 제 빌리지인 Lumbukuti에 도착해서 잠간이나마 Chief도 뵙고 근처를 돌아 봤습니다.
완공이 안됬다는 정보를 듣긴 했지만 설득해서 제 거처를 가보았더니 잡초가 무성한 들판이더군요.
바누아투에서는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여러번 듣긴 했었지만 가슴이 덜컹 내려 않았습니다. 다행이 함께 온 직원이 며칠 후의 마을 회의를 소집하더군요. 혼자 site를 방문을 나간 동료들에게 내심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우선 거처는 이곳 Health Center에 잡고 짐을 풀었죠. 보건소는 손댈곳이 여기저기 눈에 띄긴 했지만 운영이 잘 되는것 같았습니다. 이곳 섬전체에서 걸어서 치료 받으러 여기까지 온다고 합니다. 두시간 도보면 섬 어디든지 갈 수가 있답니다. 물론 산을 넘어야 할때도 있기 때문에 빨리 걸을 경우입니다. 저녁은 막 구어낸 랍랍으로 먹고 각종 곤충의 합창^^을 들으면서 일찍 쉬었습니다.

 다음날은 픽업 트럭 뒤에 타고 섬 남쪽의 다은 봉사자를 방문했습니다.
바누아투의 거의 모든 대중교통은 트럭 뒤에 타는 겁니다.
이것도 어떻게 보면 사치(?)라 시간이 촉박한 이번주만 트럭으로 가고 다음부터는 걸어야 하죠.

제 동료는 자그마하고 한가친 빌리지에서 거주 하고 있습니다. 3년차 선배죠. 어찌보면 전원 주택가를 떠올리게 할만큼 가지런히 집들이 배열되었고 색색의 나무들이 울타리를 대신 했더군요. 기르던 개들이 강아지를 낳아서 저보고 생각있으면 3주후에 제가 올때 주겠답니다.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정이 든 후에 두고 가야할게 가슴아플것 같아 생각해본다고 했습니다.

 아담한 부엌, 집, 해변, 비닐 주머니로 만든 화단등을 보니 ‘안식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곳에서 하루종일 있을 수 있었겠지만 본분을 찾아 동료가 근무하는 학교와 마을 사람들 방문했죠. 선생이 말라리아에 걸려 오늘은 수업이 없다며 돌아오는 아이 하나가 제게도시락등을 열러 자기 점심을 나눠줍니다. 쪄낸 Yam 반토막을 아주 맛나게 먹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약품 보급소를 들러보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제가 2년간 돌아다니면서 일을 해야 하는 곳이죠.

 저희의 임무는 이곳 사람들의 보건을 책임지는게 아니라 알맞은 시설과 가구를 정부에서 보조받게 하고 간호사등의 전문 인력을 배치시키는 겁니다. 그래야 2년후에도 마을 자체에서 보존을 시킬 수 있을테니까요.

 시찰을 하고 나니까 남은 3주간 정말 열심히 배워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는 언어나 기본적인 역사, 문화 트레이닝은 끝나고 분야별로 나뉘어서 기술 교육에 들어 갑니다.

 바누아투에 있는 시간이 하루하루 늘어가면서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 그리고 행복한 삶을 이루는데 있어 진정으로 필요한게 무엇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비온디 진흙밭을 맨발로 걸어다녀 하얗게 흙이 말라붙은 정강이로 뛰어노는 아이들은 낡은 옷에 몸 여기저기에 난 성처에 바를 약도 없을지 모르지만 지금까지 제가 봤던 그 어떤 아이들보다 환한 웃음과 맑은 눈을 가지고 있습니다. 끼니때마다 식사를 날라다주는 Mama 들은 백화점의 브랜드는 둘째치고 낡은 찬장에 통조림 몇개 얹어 놓은 곳이면 무조건 '가게(store)'라 부르지만, 제 식사는 매번 2~3인분은 족히 될만큼 넉넉히 쌓아 줍니다. 말한마디 건낼때마다 수줍은 듯이 고개를 돌리며 웃는 이들에게는 머리를 굴려 말을 돌려할 팔요가 없습니다. 기름진 화산섬 특유의 토양과 넉넉한 강우량으로 심는것마다 잡초처럼 자라는 이곳에선 초콜렛이나 햄버거는 없을지 모르지만 배를 곯을 경우는 없겠지요.

 이번에 제가 살집을 못본게 아쉽긴 하지만 한달후엔 제 작은 정원에 갖가지 씨를 심을 생각에 마음은 들떠 있습니다. 이곳에 아예 눌러 앉은 봉사자들도 있다는 얘기가 어쩌면 남의 얘기만은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 Tongoa에 어젯밤부터 장대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여기 공항은 땅이 젖으면 비행기 이착륙이 불가능합니다. 잔디밭이거든요. 은근히 비가 계속와서 하루이틀 출발이 늦어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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