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빈국에서의 자원봉사

나의 삶 나의 봉사 2007. 11. 8. 17:25 by bluepango

그리하여 도착했습니다...  Tongoa...

오늘까지 석달이 조금 넘는 시간이 바로 여기에 도달하기 위해 보내왔던 기간이었습니다.

 

지금 제 작은 오두막 밖으로 음악과 마을사람들의 웃음소리 들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바누아투 독립기념일 (2006년7월30일) 전야입니다.  크리스마스 다음으로 바누아투에서는 큰 휴일이지요.  어제부터 마을에선 각종 행사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아직은 여러모로 어색하기도 하고 이해 않되는 면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한걸음 한걸음씩 차근차근 밟아 나가려고 합니다...

 
통오아에는 지난 10일날 도착했습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3일날 왔었어야 하지만 집이 완공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일주일 더 수도 포트빌라에 머물수 있었져.  하지만 막상 제 마을 Lumbukuti 에 와보니 베어내지도 않은 풀밭에 벽만 올라가 있는거였습니다... ㅡ.ㅜ 
Island Time 이라고들 합니다.  이곳 문화는 모든지 느긋하게 하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성격이 급한 사람은 (제가 여기에 속합니다 ^^) 애태우기 딱입니다~ 


 처음 이주간은 루이와 에스터 부부의 집에서 생활하게 되었답니다.  에스터는 마을 초등학교 교사이고 루이는 추장의 동생이라 마을에서 부유한 편에 속합니다. 남자아이만 넷을 둔 이 부부는 석달박이 막내도 남자아이인걸 알고는 여자아이 하나를 입양했답니다.  바누아투의 입양문화는 우리와는 무척 틀립니다.  법으로 유산이 금지되어 있기도 하지만 자기가 부양할 능력과 조건이 되어도 다른 가족이 입양을 원하면 흔쾌히 넘겨 주는 문화입니다.  섬에 들어와서 마을 사람들의 이름과 가족관계를 익히는데 더욱 복잡해졌져.  입양후에도 원래 생부모나 형제간에도 어느정도의 친척같은 관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아예 남처럼 대하는것도 아니거든요. 

이주내내 하루도 빠짐없이 제 주택공사현장 ^^ 을 방문했습니다.  제가 여기 이미 와있다는것 입각시켜서 하루라도 빨리 짓게 하려구여.  그리하여 지난 22일에 이사 들어왔습니다.  제 작은 보금자리는 Wild cane 이라는 얇은 대나무를 엮어 벽을 세우고 natangura 라는 나무의 잎을 엮어 지붕을 한 전통식 집입니다.  3 m X 5 m 정도 되는 공간인데여.  메트리스 하나를 놓으면 딱입니다.  ^^  창문이 작아 대낮에도 안이 조금 어두운게 흠이긴 하지만 그 외엔 별 다르게 불편한게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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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의 아늑한 보금 자리 오두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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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is inside of my kitchen. Yep, I built that fire. ^^v


그그 외에 간단히 씻을수 있는 목욕실과 화장실이 따로 있구요.  부엌채도 있습니다.  이 정도면 훌륭하지여.  매일 아침마다 정확하게 6시면 뜨는 해를 기준으로 일어나서 나무 땔감으로 불을 지핀후 우물에서 길은 물을 끓여 차한잔을 타서 마십니다.  첫 날 아침엔 커피 한 잔 마시는데 한시간 걸렸습니다...  지금은 불피우는데 꽤 나아진 편이지만여.  아침에 일어나 밖을 나가보면 집집마다 차를 끓이느라 부얶에서 나는 연기들이 보입니다.  하루의 시작입니다. 


처음 석달은 이 곳 문화와 주민들에게 익숙해지는 기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별다른 업무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지난 일주일간은 숲에 들어가 코코넛 잎을 베와서 엮어 화장실과 목욕채 벽을 가리는 일을 했습니다.  집 뜰을 갈아 작은 텃밭을 만들어 manioc 과 island cabbage 라는 야채도 심었져.  작은 파파야 나무 묘종도 숲에서 가져와서 심었습니다.  숲에 잠깐 들어갔어도 곳곳에 열려있는 여러가지 열매들을 따서 먹을수 있었습니다.  파파야, 나타피카, 나벨, 코코넛등 일년 내내 숲에는 먹을게 끊이질 않는다는군여.  추운 시즌이 끝나는 다음달이 되면 망고가 열리기 시작한답니다.  집 뜰안에 거대한 망고나무가 있기에 기대만만입니다. ^^


전 식구가 저 하나라 뜰안의 텃밭으로도 넉넉하지만 원래 이곳 주민들은 정글안의 밭들을 다 가지고 있습니다.  울타리는 없어서 소유는 다 나뉘어져있습니다.


우선은 마을 사람들과 친해지는 걸 목적으로 매일 저녁 다른 가족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거의 어김없이 메뉴는 랍랍입니다.  처음엔 이렇게 flavor 가 결여된 음식을 매일 먹나 했었는데 인젠 익숙해져서 잘 먹습니다.  너무 잘 먹어서 탈이져.  그래도 다행인건 갈아서 익힌 음식이라 그런지 숨쉬기 힘들때까지 먹어도 (많이 먹으면 좋아하는 문화라... ^^;;) 소화에 문제에 없다는 겁니다.  덕분에 앞으로 두어달간은 저녁에 요리할 필요가 없게 됬습니다.  역시 어느곳이든 밥을 같이 먹어야 친해지는건 마찬가지더군여.  저만 새로운 곳에 와서 겁먹은게 아니고 다르게 생긴 제가 나타난 걸 조금은 두려운 눈빛으로 보던 사람들도 같이 돗자리 바닥에 앉아 나뭇잎위에 놓인 랍랍을 맨손으로 먹는 모습을 보곤 이것 저것 미국과 한국에 관한 질문을 하곤 합니다.  여기서도 유명한 배우는 람보와 Chuck Norris 인데여, 같은 미국에 사니까 만나서 인사는 한적 있지 않냐는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미국이 얼마나 넓은지 인구는 또 얼마나 많은지, 한 섬이 사는 거의 모든 이들을 아는 이들의 문화로써는 어찌보면 당연한 질문이지만 처음엔 어떻게 대답해야하는지 꽤나 당황했었습니다.  


아직까지 마을사람들의 노랫소리와 춤추는 소리가 들리네여.  한밤중인거 같아도 지금 막 8시가 넘었을 뿐입니다.  음악만으로도 저토록 즐겁게 즐길수있는 순수함이 부러울뿐입니다.  지금 제 팔위에는 아기 고양이 한마리가 자고 있습니다.  쥐가 있어서 옆집에서 한마리 받았는데여 아직은 너무 어려서 밤에 쥐가 뛰어다니는 소리를 들어도 제 옆에서 잠만 쿨쿨 자더군여.  지금도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에도 깜짝않고 노트북 작은 공간에서 뻗어있습니다.  낮에 벼룩들을 잡아주느라 억지로 목욕시켰더니 피곤한 모양입니다.  제 오두막 룸메이트져     ^^ 


글이 너무 길어졌네여.  내일 날 밝으면 카바에 대한 이야기를 쓰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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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28 - [나의 삶 나의 봉사] - 오지에서 해먹는 김치, 부침개



나의 삶 나의 봉사 2007. 11. 6. 20:47 by bluepango

 -2006년 6월

 9주전 뉴욕발 LA행 비행기에 몸을 실으면서 까닭모를 두려움이 엄습했던 기억이 납니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정든 집을 뒤로하고 내가 왜 떠나려했던가 하는 의문도 들었습니다. 며칠전 Tongoa로 가는 경비행기에 타면서 어찌나 겁이 나던지... 30분도 채 안되는 Dele 공항에 도착 했을때 동료 봉사자가 “행운을 빌어”하면서 포옹을 해주었는데 눈물이 핑돌더라구요. 비행기는 다음 행선지를 향해 떠나고 전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트럭에 올라탔습니다.

 Lelepa에서 거주한 지난 6주간 약간은 자만 했던것 같기도 합니다. 새로운 섬, 새로운 마을, Peace Cors와 저를 모르는 새로운 사람들. 이제 겨우 첫 걸음마를 시작 한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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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이 좋게도 전 이번에 저희 단체의 Security Officer와 함께 오게 되었습니다.
함께 제 빌리지인 Lumbukuti에 도착해서 잠간이나마 Chief도 뵙고 근처를 돌아 봤습니다.
완공이 안됬다는 정보를 듣긴 했지만 설득해서 제 거처를 가보았더니 잡초가 무성한 들판이더군요.
바누아투에서는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여러번 듣긴 했었지만 가슴이 덜컹 내려 않았습니다. 다행이 함께 온 직원이 며칠 후의 마을 회의를 소집하더군요. 혼자 site를 방문을 나간 동료들에게 내심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우선 거처는 이곳 Health Center에 잡고 짐을 풀었죠. 보건소는 손댈곳이 여기저기 눈에 띄긴 했지만 운영이 잘 되는것 같았습니다. 이곳 섬전체에서 걸어서 치료 받으러 여기까지 온다고 합니다. 두시간 도보면 섬 어디든지 갈 수가 있답니다. 물론 산을 넘어야 할때도 있기 때문에 빨리 걸을 경우입니다. 저녁은 막 구어낸 랍랍으로 먹고 각종 곤충의 합창^^을 들으면서 일찍 쉬었습니다.

 다음날은 픽업 트럭 뒤에 타고 섬 남쪽의 다은 봉사자를 방문했습니다.
바누아투의 거의 모든 대중교통은 트럭 뒤에 타는 겁니다.
이것도 어떻게 보면 사치(?)라 시간이 촉박한 이번주만 트럭으로 가고 다음부터는 걸어야 하죠.

제 동료는 자그마하고 한가친 빌리지에서 거주 하고 있습니다. 3년차 선배죠. 어찌보면 전원 주택가를 떠올리게 할만큼 가지런히 집들이 배열되었고 색색의 나무들이 울타리를 대신 했더군요. 기르던 개들이 강아지를 낳아서 저보고 생각있으면 3주후에 제가 올때 주겠답니다.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정이 든 후에 두고 가야할게 가슴아플것 같아 생각해본다고 했습니다.

 아담한 부엌, 집, 해변, 비닐 주머니로 만든 화단등을 보니 ‘안식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곳에서 하루종일 있을 수 있었겠지만 본분을 찾아 동료가 근무하는 학교와 마을 사람들 방문했죠. 선생이 말라리아에 걸려 오늘은 수업이 없다며 돌아오는 아이 하나가 제게도시락등을 열러 자기 점심을 나눠줍니다. 쪄낸 Yam 반토막을 아주 맛나게 먹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약품 보급소를 들러보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제가 2년간 돌아다니면서 일을 해야 하는 곳이죠.

 저희의 임무는 이곳 사람들의 보건을 책임지는게 아니라 알맞은 시설과 가구를 정부에서 보조받게 하고 간호사등의 전문 인력을 배치시키는 겁니다. 그래야 2년후에도 마을 자체에서 보존을 시킬 수 있을테니까요.

 시찰을 하고 나니까 남은 3주간 정말 열심히 배워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는 언어나 기본적인 역사, 문화 트레이닝은 끝나고 분야별로 나뉘어서 기술 교육에 들어 갑니다.

 바누아투에 있는 시간이 하루하루 늘어가면서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 그리고 행복한 삶을 이루는데 있어 진정으로 필요한게 무엇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비온디 진흙밭을 맨발로 걸어다녀 하얗게 흙이 말라붙은 정강이로 뛰어노는 아이들은 낡은 옷에 몸 여기저기에 난 성처에 바를 약도 없을지 모르지만 지금까지 제가 봤던 그 어떤 아이들보다 환한 웃음과 맑은 눈을 가지고 있습니다. 끼니때마다 식사를 날라다주는 Mama 들은 백화점의 브랜드는 둘째치고 낡은 찬장에 통조림 몇개 얹어 놓은 곳이면 무조건 '가게(store)'라 부르지만, 제 식사는 매번 2~3인분은 족히 될만큼 넉넉히 쌓아 줍니다. 말한마디 건낼때마다 수줍은 듯이 고개를 돌리며 웃는 이들에게는 머리를 굴려 말을 돌려할 팔요가 없습니다. 기름진 화산섬 특유의 토양과 넉넉한 강우량으로 심는것마다 잡초처럼 자라는 이곳에선 초콜렛이나 햄버거는 없을지 모르지만 배를 곯을 경우는 없겠지요.

 이번에 제가 살집을 못본게 아쉽긴 하지만 한달후엔 제 작은 정원에 갖가지 씨를 심을 생각에 마음은 들떠 있습니다. 이곳에 아예 눌러 앉은 봉사자들도 있다는 얘기가 어쩌면 남의 얘기만은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 Tongoa에 어젯밤부터 장대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여기 공항은 땅이 젖으면 비행기 이착륙이 불가능합니다. 잔디밭이거든요. 은근히 비가 계속와서 하루이틀 출발이 늦어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Tranning 2007. 11. 5. 21:40 by bluepan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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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9주간에 Training 이 끝났습니다! 

지난 6월26일(2006년)에 100여명의 게스트들이 보는 앞에서 가슴에 손을 얹고 바누아투에서 최선을 다해 국민과 국가를 위해 일하겠슴을 맹세하고 정식 Volunteer 로 서약했습니다.

처음 같이 시작했던 23명중 20명이 남았지만 미운정 고운정 다 들면서 지난 수주간 고생해온게 벌써 까마득하게 느껴지더군요. 

27일날 Lelepa 마을을 떠나올 때 이제는 가족처럼 느껴지는 마을사람들이 저희가 점으로 사라질 때까지 손흔들어 배웅을 해주었습니다.  마음이 여린 이들은 저희를 눈물로써 배웅해주더군요.  언젠가 꼭 돌아와서 인사하마 하고 다짐했습니다.

저흰 지금 수도 Vila 에 와있습니다.

앞으로 2년간 필요한 살림살이와 장비등을 구입하기 위함이지요. 

전 7월3일에  Tongoa 로 갈 예정이었지만 제 자택 ^^ 이 아직 완공되지 않았다는 정보를 받고 기다리는 중입니다.  지금 제 모텔 방은 그릇, 남비, 소스, 대야등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

한 일주일 정도 있어야 할 듯 한데여.  그것도 봐야겠죠.  ^^

P.S.  Lelepa 를 떠나 Vila 에 도착하자마자 봉사자 전원 신체검사가 있었습니다.  20명중 체중감량기록은 남자는 24 lbs, 여자는 18 lbs.  저는 유일하게 2 lbs 더 늘어따는.  -_-;;  제 적응력에 감탄할뿐입니다.  ^0^



Tranning 2007. 10. 31. 22:46 by bluepan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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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정선양의 바누아투 자원 봉사 이야기 배너


2006년 5월
1년 전 이맘때쯤 지금 내가 남태평양의 한 섬나라에 있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이곳은 레레파(Lelepa)라고 불리는 바누아투 공화국의 80여개 섬중 하나입니다.

제집은 대나무와 코코넛 잎으로 엮어 만든 작은 오두막으로 작은 책상과 침대 하나를 들여 놓으면 낙낙한 ^ ^ 공간입니다. 바닷가에서 몇 발자국 떨어져 있지 않아서 하루 종일 파도 소리가 들리고 밤이면 빈틈없이 하늘을 채운 별들이 올려다 보이는 곳이죠.

 저는 Peace Corps 자원 봉사자입니다. 열악한 환경의 개발도상국을 돕고자 하는 방대한 꿈을 안고 지원했지만 저희가 줄 수 있는 것 보다 배워갈 수 있는 게 훨씬 더 많다는 걸 아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저희 그룹은 22명으로써 20대 초반에서 50대 후반까지 다양한 전공과 전문 분야를 소지한 인력들입니다. 환경, 해양, 농업, 보건, 사업 등으로 나뉘어져 있고 9주간 그에 관련된 훈련을 받습니다. 물론 이곳에서 국어로 통용 되고 있는 Bislama의 습득이 우선입니다.

Lelepa는 Peace Corps Vanuatu에서 트레이닝 빌리지로 선정된 섬마을입니다. 200여명의 마을 사람들이 부락을 이루어 살고 있고 일인당 (부부를 제외하고) 한 가족씩 Host Family를 소개 받습니다. 트레이닝 기간 중 저희를 돌봐주고 말 그대로 가족처럼 지낼 사람들입니다.

저흰 아침 8시부터 오후 4~5시까지의 9주간의 ‘강훈련’^ ^을 받습니다. 6주차일 때 각자 파견될 사이트로 일주일간 방문하게 됩니다. 2년간 머물 곳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게 함으로서 최종적으로 중도 포기할 사람을 가려내기 위함 인거 같습니다. 그 후 마지막 3주 훈련 기간엔 그룹별로 나뉘어서 Technical Training에 들어갑니다.

바누아투의 거의 모든 섬들이 그렇듯이 이곳도 해양지진의 지각변동으로 생성된 섬으로써 해안이 산호초(Coral) 조각들로 덮여 있습니다.

저희의 아침은 보통 산호초위를 따각거리면서 걸어 다니는 수탉의 울음소리로 시작합니다.

적도 금방이라 일출은 6시쯤 그리고 일몰은 오후 6시쯤입니다.

늦어도 9시면 잠자리에 들게 됩니다.

 우선 이곳 음식을 먼저 소개 할까요. 이곳 어머니들은(mama) 랍랍(Lap Lap)이라 불리는 전통 음식을 즐겨 만듭니다. 마니옥, 타로, Yam, 바나나 등의 다양한 재료를 쓸 수 있는데요, 이중 한 가지를 강판에 갈아 코코넛 밀크에 섞어 반죽해서 대형 나뭇잎에 싼 후 불 위에서 달군 돌로 아래 위를 덮어 익히는 요리입니다. 때론 닭 날개나 고기 등을 얹기도 합니다. 소금을 포함한 양념을 거의 하지 않기에 처음엔 맛이 밋밋할 수 있지만 3주가 지나니까 어느 정도 깊고 고소한 맛이 느껴지는 것 같더군요.

씹히는 건 떡과 비슷합니다. ^ ^

 바누아투인 들은 자신들을 Ni-Vanuatu(짧게는 Ni-Van)니라고 부릅니다. 바누아투인 이라는 뜻이라는 군요. 이들은 Melanesian으로써 근방의 Polynesian 보단 피부가 어둡습니다. 제 처음 느낌은 수줍음을 많이 타고 잘 웃는다는 것. 말을 할 때 조용조용히 하기 때문에 웬만큼 멀리 떨어져 있어도 서로를 부르기 위해 목청을 높이는 법이 없습니다.

공공장소에 늦게 들어가거나 연사 앞을 어쩔 수 없이 지나가야 할 때 허리를 깊이 숙이는 예의가 있어 놀라기도 했죠. 그밖에 연장자 존경을 위주로 한 여러 풍습이 있지만 이는 다음 기회에 하겠습니다.

 우선 제가 느끼는 개인적인 소견을 간략하게 적은 것으로써 주관적인 의견입니다.^ ^

하지만 확실한건 정이 많다는 거죠. 아직 이곳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건 아니지만 저랑 잘 맞는 것 같습니다.^ ^


나의 삶 나의 봉사 2007. 10. 28. 08:17 by bluepan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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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식주중 당장에 없으면 힘든게 음식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식생활은 한 문화와 사회에 대해 많은 것을 반영하는 경우가 많은것 같습니다.  가장 쉬울것 같으면서도 항상 마음에서 떠나지 않는게 집에서 먹던 음식생각이더군여.  .  그래도 두려^^워 하던것보다는 무난하게 넘기고 있습니다.

 

바누아투의 수도 근방에서는 바누아투 전통의 섬음식을 접할 기회가 그리 많지는 않지만 섬으로 들어오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집집을 다니면서 식사를 같이 해도 하나같이 메뉴가 같아여.  저번에 간단히 설명한 적이 있는 랍랍이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각종 Root Crop 을 갈아서 코코넛밀크에 섞어서 나뭇잎에 싸서 불에 달군 돌위에서 익힌 음식인데요.  랍랍은 정성이 많이 드는 음식입니다.  조리하는데 시간도 에너지도 많이 투자되기 때문에 매일은 아니고 손님 대접이나 주말 저녁, 일요일 오후 식사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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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 블루팡오 – 바누아투 전통 음식 랍랍 만들기 ← 클릭


 주중에는 마니옥이나 타로등을 삶아서 역시 코코넛밀크와 함께 먹거나 Breadfruit 이라는 열매를 불에 굽거나 물에 삶아 먹습니다.  한참 breadfruit 철일때는  아침, 점심, 저녁 세끼를 이걸로 때웁니다.  집마다 방목해서 키우는 돼지와 닭들은 식단에서 구경하기는 힘듭니다.  역시 특별한 경우에만 잡기 때문이져.  그러다보니 단백질 구경이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개인적으로 미국에서도 고기와 야채위주의 식사를 했던 저로써는 좀 불만이져.  생각하기엔 살이 빠질만도 한데 옆집, 뒷집, 앞집에서 쉴새없이 (요새는 breadfruit ) 날라다 주기 때문에 오히려 찌는 형편입니다.  덕분에 저의 이웃들은 신나하고 있습니다.   ^^;;

 

한국인인건 어쩔수 없나봅니다.  김치는 꿈도 꾸지 못하지만 나름대로 방안을 만들었습니다.  Capsicum 이라는 작은 고추를 구해서 잘게 썰어서 기름에 절인겁니다.  매콤한게 일품입니다.  마을 사람들이 와서 한 번 보더니 먹어보자고 해서 조금씩 맛보게 했더니 이틀만에 바닥이 나서 아쉽긴 하져... .  맛이 않나는 뿌리음식들을 좋아서 먹는게 아니라 별로 다른 옵션이 없어서 먹는다는걸 알았습니다.  고추를 많이 뜰에 심긴 했지만 날 때까진 멀었는데... ... 

 

두번째 방안은 부침개입니다.  밀가루를 구할수 있어서 Island Cabbage 라고 불리는 여기서 구할수 있는 야채와 함께 부침개를 만들었습니다.  처음 만들던 날 말없이 나타나서 제 텃밭에 마니옥을 심고 있던 뒷집 가족에게 한접시 돌렸져.  호응이 대단했습니다.  어떻게 만드냐고...  제대로 봉사일을 시작하기도 전의 한국 부침개를 전파하게 생겼습니다.  어쨌든 비교적 쉽게 구할수 있는 밀가루와 야채로 훌륭한 식사를 할수 있어 다행입니다. 

 

이 외에 철마다 바뀌는 과일이 훌륭한 부식인데 지금 이 곳 남반구는 겨울이라 과일이 한창이 아닙니다.  제대로 더워지는 다음달부터 열리기 시작하는 망고와 파파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망고는 길가다가 떨어져 있는것만 먹어도 지친다는 마을사람들의 말만 믿고 기대하고 있져~ 

 

얼마전 동네 청년들과 함께 정글안 밭을 일구러 나간적이 있습니다.  풀이 무성한 들판에 bush knife 라는 어마어마한 칼을 들고 베어 나가는 일입니다.  오랜만의 노동에 기분좋은 땀을 흘린 후에 노부부가 그동안 달군 돌에 얹어 놓았던 마니옥과 타로를 코코넛을 마시면서 먹었습니다.  이 분들이 쓰실 밭을 만든겁니다.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 아래 자연 그대로를 섭취하는 느낌이 그만이더군여.  옆의 친구가 파파야 먹겠냐고 해서 머뭇거렸더니 (정말 맛있습니다 ^^) 몇 걸음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따온걸 bush knife 로 잘라줍니다.  돌아오는길에 길에 마구 나있는 콩도 따 먹으면서 왔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행복하기에 진정으로 필요한게 뭘까 생각하게 됩니다.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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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글은 바누아투 자원 봉사자 민정선씨가 블루팡오에게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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