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빈국에서의 자원봉사

나의 삶 나의 봉사 2007. 11. 8. 17:25 by bluepango

그리하여 도착했습니다...  Tongoa...

오늘까지 석달이 조금 넘는 시간이 바로 여기에 도달하기 위해 보내왔던 기간이었습니다.

 

지금 제 작은 오두막 밖으로 음악과 마을사람들의 웃음소리 들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바누아투 독립기념일 (2006년7월30일) 전야입니다.  크리스마스 다음으로 바누아투에서는 큰 휴일이지요.  어제부터 마을에선 각종 행사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아직은 여러모로 어색하기도 하고 이해 않되는 면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한걸음 한걸음씩 차근차근 밟아 나가려고 합니다...

 
통오아에는 지난 10일날 도착했습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3일날 왔었어야 하지만 집이 완공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일주일 더 수도 포트빌라에 머물수 있었져.  하지만 막상 제 마을 Lumbukuti 에 와보니 베어내지도 않은 풀밭에 벽만 올라가 있는거였습니다... ㅡ.ㅜ 
Island Time 이라고들 합니다.  이곳 문화는 모든지 느긋하게 하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성격이 급한 사람은 (제가 여기에 속합니다 ^^) 애태우기 딱입니다~ 


 처음 이주간은 루이와 에스터 부부의 집에서 생활하게 되었답니다.  에스터는 마을 초등학교 교사이고 루이는 추장의 동생이라 마을에서 부유한 편에 속합니다. 남자아이만 넷을 둔 이 부부는 석달박이 막내도 남자아이인걸 알고는 여자아이 하나를 입양했답니다.  바누아투의 입양문화는 우리와는 무척 틀립니다.  법으로 유산이 금지되어 있기도 하지만 자기가 부양할 능력과 조건이 되어도 다른 가족이 입양을 원하면 흔쾌히 넘겨 주는 문화입니다.  섬에 들어와서 마을 사람들의 이름과 가족관계를 익히는데 더욱 복잡해졌져.  입양후에도 원래 생부모나 형제간에도 어느정도의 친척같은 관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아예 남처럼 대하는것도 아니거든요. 

이주내내 하루도 빠짐없이 제 주택공사현장 ^^ 을 방문했습니다.  제가 여기 이미 와있다는것 입각시켜서 하루라도 빨리 짓게 하려구여.  그리하여 지난 22일에 이사 들어왔습니다.  제 작은 보금자리는 Wild cane 이라는 얇은 대나무를 엮어 벽을 세우고 natangura 라는 나무의 잎을 엮어 지붕을 한 전통식 집입니다.  3 m X 5 m 정도 되는 공간인데여.  메트리스 하나를 놓으면 딱입니다.  ^^  창문이 작아 대낮에도 안이 조금 어두운게 흠이긴 하지만 그 외엔 별 다르게 불편한게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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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의 아늑한 보금 자리 오두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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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is inside of my kitchen. Yep, I built that fire. ^^v


그그 외에 간단히 씻을수 있는 목욕실과 화장실이 따로 있구요.  부엌채도 있습니다.  이 정도면 훌륭하지여.  매일 아침마다 정확하게 6시면 뜨는 해를 기준으로 일어나서 나무 땔감으로 불을 지핀후 우물에서 길은 물을 끓여 차한잔을 타서 마십니다.  첫 날 아침엔 커피 한 잔 마시는데 한시간 걸렸습니다...  지금은 불피우는데 꽤 나아진 편이지만여.  아침에 일어나 밖을 나가보면 집집마다 차를 끓이느라 부얶에서 나는 연기들이 보입니다.  하루의 시작입니다. 


처음 석달은 이 곳 문화와 주민들에게 익숙해지는 기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별다른 업무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지난 일주일간은 숲에 들어가 코코넛 잎을 베와서 엮어 화장실과 목욕채 벽을 가리는 일을 했습니다.  집 뜰을 갈아 작은 텃밭을 만들어 manioc 과 island cabbage 라는 야채도 심었져.  작은 파파야 나무 묘종도 숲에서 가져와서 심었습니다.  숲에 잠깐 들어갔어도 곳곳에 열려있는 여러가지 열매들을 따서 먹을수 있었습니다.  파파야, 나타피카, 나벨, 코코넛등 일년 내내 숲에는 먹을게 끊이질 않는다는군여.  추운 시즌이 끝나는 다음달이 되면 망고가 열리기 시작한답니다.  집 뜰안에 거대한 망고나무가 있기에 기대만만입니다. ^^


전 식구가 저 하나라 뜰안의 텃밭으로도 넉넉하지만 원래 이곳 주민들은 정글안의 밭들을 다 가지고 있습니다.  울타리는 없어서 소유는 다 나뉘어져있습니다.


우선은 마을 사람들과 친해지는 걸 목적으로 매일 저녁 다른 가족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거의 어김없이 메뉴는 랍랍입니다.  처음엔 이렇게 flavor 가 결여된 음식을 매일 먹나 했었는데 인젠 익숙해져서 잘 먹습니다.  너무 잘 먹어서 탈이져.  그래도 다행인건 갈아서 익힌 음식이라 그런지 숨쉬기 힘들때까지 먹어도 (많이 먹으면 좋아하는 문화라... ^^;;) 소화에 문제에 없다는 겁니다.  덕분에 앞으로 두어달간은 저녁에 요리할 필요가 없게 됬습니다.  역시 어느곳이든 밥을 같이 먹어야 친해지는건 마찬가지더군여.  저만 새로운 곳에 와서 겁먹은게 아니고 다르게 생긴 제가 나타난 걸 조금은 두려운 눈빛으로 보던 사람들도 같이 돗자리 바닥에 앉아 나뭇잎위에 놓인 랍랍을 맨손으로 먹는 모습을 보곤 이것 저것 미국과 한국에 관한 질문을 하곤 합니다.  여기서도 유명한 배우는 람보와 Chuck Norris 인데여, 같은 미국에 사니까 만나서 인사는 한적 있지 않냐는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미국이 얼마나 넓은지 인구는 또 얼마나 많은지, 한 섬이 사는 거의 모든 이들을 아는 이들의 문화로써는 어찌보면 당연한 질문이지만 처음엔 어떻게 대답해야하는지 꽤나 당황했었습니다.  


아직까지 마을사람들의 노랫소리와 춤추는 소리가 들리네여.  한밤중인거 같아도 지금 막 8시가 넘었을 뿐입니다.  음악만으로도 저토록 즐겁게 즐길수있는 순수함이 부러울뿐입니다.  지금 제 팔위에는 아기 고양이 한마리가 자고 있습니다.  쥐가 있어서 옆집에서 한마리 받았는데여 아직은 너무 어려서 밤에 쥐가 뛰어다니는 소리를 들어도 제 옆에서 잠만 쿨쿨 자더군여.  지금도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에도 깜짝않고 노트북 작은 공간에서 뻗어있습니다.  낮에 벼룩들을 잡아주느라 억지로 목욕시켰더니 피곤한 모양입니다.  제 오두막 룸메이트져     ^^ 


글이 너무 길어졌네여.  내일 날 밝으면 카바에 대한 이야기를 쓰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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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28 - [나의 삶 나의 봉사] - 오지에서 해먹는 김치, 부침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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